트로피컬 나이트


괴이한 소설에 마음을 빼앗기기 좋은 계절이다. "이 괴이한 것을 어쩌자고 집 안에 들였을까."라고 <고기와 석류>의 등장인물 옥주는 탄식한다. 썩은 날고기를 먹는 '그것'에게 뜯어먹힌 후 옥주는 '그것'을 집에 들이고 석류라고 이름 붙인다. 외롭게 혼자 죽어가는 것보다는 석류와의 현재가 낫다고 생각하는 옥주의 마음, 섬뜩하지만 공감 가는 구석이 있다. 죽는 것보다 죽은 후 발견되지 않는 것이 더 두려웠을, (나같은) 원룸생활자라면, 이 상상을 따라잡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.

<칵테일, 러브, 좀비>, <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> 조예은의 총천연색 놀이동산이 영업을 시작한다. 기후위기와 다단계 영업과 망상과 애정이 어우러진 <가장 작은 신> 같은 소설을 조예은 월드 초심자에게 먼저 권한다. 전작 <칵테일, 러브, 좀비>의 좀비가 되고서도 가족에게 명령을 하는 가부장 좀비 아버지처럼, 조예은 월드의 존재들은 비틀어진 세계의 틈을 비집고 나타나 이 낯선 세계를 익숙하게 만든다. 괴물, 살인마, 유령, 사기꾼 같은 이들이 나타나 "널 등쳐먹어서 미안해. 넌 대부분 한심하고 가끔 사랑스럽지만 잘 살 거야."(202쪽) 같은 말을 나누는 세계라니. 회전목마를 타고 빙글빙글 이 세계를 돌며 밤을 만끽한다. 아껴 먹고 싶은 소설집이다.

타래 작성일 :

감상 완료일 :

주인장

예전에 상곰이가 빌려줘서 봤던 러브, 칵테일, 좀비를 잼게 봤었는데
무인도서관에 가보니 같은 작가가 쓴 책이 있길래 홀라당 빌렸었다

읽고나니 이것도 전에 봤던 책과 같이 단편 모음집

빌리고서 딴일들하느라 읽는데 오래 걸렸는데 무난하게 잘 본 듯?!
기억에 남는 편들은
-할로우 키즈
-릴리의 손
-유니버설 캣숍의 비밀
-푸른 머리칼의 살인마

할로우 키즈는 엥 이거 끝? 이거 단편집이었어? 하면서 봤더니 당혹감에 이상하게 기억에 남은 것도 있고(?ㅋㅋㅋ) 내용에서 아이가 유령같이 사라지는게 이미지로 떠올라서 이거 만화로 그리면 재밌겠다 싶어 기억에 남은 것도 있었다

릴리의 손은 칵러좀에서 이사람이 쓴 타임루프물 단편을 잼게봤는데 이것도 그런 느낌이라서 이 작가는 이런식의 타임루프를 좋아하나? 하고 생각했고
푸른 머리칼의 살인마에서 이 작가는 타임루프물을 진짜 자주 쓰는구나!! 하고 느껴서 기억에 남았다
푸른 머리칼의 살인마는 주인공의 외형 묘사를 파도와 같다고 하는게 이미지적으로 예쁘기도 해서 기억에 남음

유니버설 캣숍의 비밀은.. 네... 저 고양이 집사예요
사실 내용자체는 무난했던 것 같은데 내가 고양이 집사라서 이 부분은 내가 약한 부분이라 마음에 남고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...
고양이들아 사라지지마

봤던 단편들 재밌어서 다음에 다시 빌려서 내용의 한 장면들을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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